"GE엔진 도입에 實勢로비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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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3일 국회 국방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김동신(金東信)국방부 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차기전투기(FX)로 미국의 F-15K를 선정한 데 대한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의원들은 ▶가격 상승 원인▶부품 확보 방안 등을 주로 물었다.

의원들은 "절충 교역 비율과 기술 이전 등 핵심적인 내용이 빠진 채 당초보다 1조8천억원 이상 높아진 가격으로 서둘러 가계약을 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한 목소리로 국방부를 질타했다.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의원은 "미 공군이 운용 중인 F-15에는 장착되지 않은 제너럴 일렉트릭(GE)사 엔진이 선정된 것은 국방부가 강조해 온 한·미 간의 상호 운용성에도 어긋난다"며 "추락 사고가 잦은 F-16에 장착된 데다 가격 조건도 불리한 GE 엔진을 선정한 것은 현 정부 권력 실세의 로비를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朴의원은 "GE는 여권 실세인 K전의원과 최규선씨의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K전의원의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라며 "엔진 선정은 차기 정권에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의원도 몇년 전 도입된 미국제 M48 전차 부품에 대해 미국 측이 최근 일방적인 부품 공급 중단을 통보해 온 사례를 들며 "미국 정부가 사후 지원을 보증한다는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을 믿으라는 국방부의 말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배기선(裵基善)의원은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구속된 조주형(趙周衡)공군 대령은 도주 우려가 없는 만큼 석방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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