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세계 책의 날' 전국적인 축제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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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어떤 행사를 진정한 축제로 만드는 것은 사람들의 자발성과 진정성이다. 23일은 유네스코가 1995년부터 기념해온 '세계 책의 날'(정확히 말하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이 날을 '국민적 축제'로 만들어 보자는 기사(8일자 21면)에 공감한다며 독자들이 보내온 e-메일들을 보고, 곳곳에서 열심히 축제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애쓰는 이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저는 의정부 청룡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김건희입니다. 그렇습니다. 식목일은 전국민이 나무에 물이라도 주도록 홍보하고 4월 과학의 달 행사에는 다양한 행사를 치르고 상도 줍니다. 월드컵같은 행사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지고요. 그러나 책의 날은 독서의 중요성이 차츰 부각되고 있기는 하나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는 교장선생님부터 시작하여 교사와 학부모님들, 어린이들이 모두 독서교육에 뜻을 같이해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을 합니다. 이번 책의 날에도 동화작가를 초빙해 특강을 듣는가 하면 벽지학교에 책 보내기, 동화비디오 관람, 도서실 이용이 많은 어린이에게 선물주기 등을 일주일 동안 치를 계획입니다. 즐겁고 알찬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또 대구에서 환경운동을 해오고 있다는 40대 여의사는 27일부터 이틀간 대구 MBC방송국 앞에서 '책, 책, 환경책을 읽읍시다'라는 주제로 퀴즈 풀기, 동화 속 주인공 그려보기 등의 이벤트를 벌일 예정이란다.

21일엔 한국출판인회의가 전국 대형 서점들과 손잡고 커플 및 가족 고객들에게 출판사들이 기증한 책과 장미 한 송이씩을 선물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행사 준비위원이었던 한 출판사 대표는 작은 출판사들조차 잘 팔리는 신간양서들을 선뜻 내놓고, 서점들도 장소 제공과 꽃 마련 등 적극적인 협조를 해줘서 오히려 깜짝 놀랐다고 한다.

또 전국의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서점인 북새통은 23일부터 전국의 재소자들을 위해 '희망의 책 보내기 운동'을 전개한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책의 날을 기념하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책맹(冊盲)' 사회 곳곳에서 내민 이 싹들이 내년엔 더욱 파릇하게 자라날 것이라 믿는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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