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연 6.33% 수익 … 지방채의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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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저금리 덕분에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발행하는 지방채권이 안전·고수익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회사채보다 안전성이 높은 데다 은행 이자율로 따져 연 6% 안팎의 수익률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채권 판매 정보 사이트인 ‘본드몰’(www.bondmall.or.kr)에 따르면 대우증권이 판매 중인 ‘서울철도2010-04’(만기 2017년 4월 30일)는 은행 예금으로 환산한 수익률이 23일 현재 연 6.33%다. 또 대신증권이 파는 ‘부산도시철도 2010-03’(만기 2015년 3월 31일)의 수익률도 연 6.14%로 수익률 연 5% 이상인 상품만 20여 개다. 신영증권 FICC(채권·외환·원자재)부 강신영 과장은 “앞으로 금리가 올라도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현재 지방채 수익률을 넘어서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런 점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이 지방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3%인 요즘에 은행 예금과 맞먹는 수준의 안전성에 수익률은 훨씬 높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당긴다는 설명이다.


지방채의 표면 금리는 전부 2.5%다. 실제 수익률이 이보다 훨씬 높은 것은 지자체들이 1만원짜리 채권을 9000원 정도에 할인 발행하기 때문이다. 절세 효과도 있다. 실제 수익률이 아니라 2.5%인 표면 금리에 대해서만 세금을 물린다.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은행 예금 이자로 환산했을 때 실제 수익률 6%’라는 것은 이런 절세 효과까지 모두 감안한 수치다.

다만 지방채에 투자할 때는 만기가 길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서울시가 발행하는 철도(지하철) 채권은 7년이고 나머지는 5년이다. 또 3개월이나 6개월마다 이자를 주는 회사채와는 달리 이자를 복리로 계산해 만기에 한꺼번에 준다. 기본적으로 ‘오래 묻어둘’ 투자 대상인 것이다.

하지만 도중에 급전이 필요해도 큰 문제는 없다. 만기 전에도 손실 없이 팔 수 있다. 중도 해지하면 이자율이 뚝 떨어지는 은행 정기예금과 다르다. 지방채 같은 채권은 만기 전에 개인끼리 장외 거래를 해도 되고, 증권사에 팔 수도 있다. 증권사가 사들이는 가격은 국내 채권평가사들이 매일 고시하는 지방채 가격을 기준으로 한다. 여기서 소정의 수수료를 뗀다.

대우증권 채권영업부 손민현 차장은 “만기 전에 처분할 수도 있지만 대체로 만기까지 가져갈 때 이익이 제일 크다”며 “그래서 지방채 투자에는 확실한 여윳돈을 활용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같은 지방채라고 해도 수익률은 증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수수료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별 지방채 수익률은 본드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수익률이 증권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발행처에 따른 수익률 차이는 없다. 예를 들어 A증권사가 판매하는 서울지역개발채와 제주지역개발채는 발행 시기와 만기만 같으면 수익률이 똑같다. 전부 국채 수준의 최고 안전 채권으로 분류돼 위험에 따른 금리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신용등급도 따로 매기지 않는다. 대신증권 채권운용부 이성영 팀장은 “지방채의 위험도를 꼭 비교하고 싶다면 행정안전부가 집계해 발표하는 지자체별 재정자립도를 참고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재정자립도는 경기도가 가장 높다”고 덧붙였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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