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가벼워진 외국인 삼성전자 다시 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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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증시 격언이 맞아떨어졌다.

지난주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대형 우량주의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다. 이번 달에는 제대로 조정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머쓱해졌다.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 초 이후 4일 동안 62포인트 가량 오르며 2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지난주 마지막 날(19일)거래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지만 주가는 곤두박질했다. 격언이 맞은 셈이다.

그러나 이번 주에도 이런 격언이 통할지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당일 외국인이 주가 하락에 아랑곳하지 않고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였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 외국인은 지난해 9·11 테러 이후 사들였던 삼성전자를 대부분 팔아치워 몸이 가벼워 졌다. 이런 상황에서 엄청난 이익을 낸 삼성전자를 외면할 가능성이 작아 보인다.

그렇지만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다. 이번 달까지 주가가 오르면 7개월 연속 상승이란 신기록이 수립된다. 게다가 펀드 환매 압력도 가중되고 있고 신규 자금은 눈치를 보며 선뜻 펀드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이번 주 거래소 시장은 이런 내부적인 요인과 함께 연이어 발표될 미국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으로 인해 일진일퇴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코닝·루슨트테크놀로지·3M·컴팩(현지시간 22일)과 아마존·체크포인트·질렛트(23일), AOL·글락소·제록스(24일), K마트·다우케미컬·암젠(25일) 등이 성적표를 공개한다.

코스닥시장은 대규모 불공정거래 적발과 증권사 지점 폐쇄 등이 악재로 작용할 듯싶다. 통상 코스닥시장은 주가조작 수사와 관련된 소문만 나돌아도 민감하게 반응하곤 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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