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에 열무값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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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더위가 유달리 일찍 오자 여름상품에 대한 수요도 예년보다 빨리 불붙고 있다. 여름철에 많이 찾는 열무 값이 껑충 뛰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지난주 초만해도 한단에 6백원대에 머물던 경락가가 주말에는 1천원대를 넘어서더니 이번 주 들어서는 1천4백원대를 웃돌고 있다. 소매가도 지난주 할인점에서 한단에 8백~1천2백원 하던 것이 이번주에는 1천8백~1천9백원선으로 치솟았다.

열무 값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서 본격적인 소비시기가 예년보다 앞당겨졌기 때문이다.

할인점 마그넷에서 채소구매를 담당하는 김영구씨는 "이달 초만 해도 경기도 일산·남양주·포천 등 산지에서 농민들이 원가도 못건진다며 열무를 밭에서 갈아엎는 일까지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에는 수요가 갑자기 늘자 공급이 달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시장에 나오는 열무는 지난 1월 초순에 파종한 게 대부분이다. 그 이후에 파종한 열무는 이달 말에나 본격적으로 나오게 되는데, 그때 가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열무값이 오르자 대체 관계인 배추·무 가격도 덩달아 뛰고 있다. 열무 대신 배추나 무로 김치를 담그는 식당 등이 늘었기 때문이다.

배추 값은 경매가 기준으로 지난주에 비해 30~40% 상승했다. 무도 20% 이상 올랐다. 전남 영암산 햇무의 경우 예년에는 소매점에서 한개에 1천원선이었으나 최근에는 1천5백원에 팔리고 있다. 여기에다 출하시기에 비가 내려 속이 곪는 현상까지 생겨 무 가격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멍게는 제철을 맞아 출하량이 늘면서 값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경남 통영에서 주로 출하되는 양식 멍게는 도매시장에서 3㎏ 한 상자의 경매가격이 예년보다 20% 정도 싼 4천원선에 머물고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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