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는 법·정치·건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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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재야 철학자로 불리는 이정우씨의 『기술과 운명』(2001년, 한길사)은 '사이버펑크에서 철학으로'라는 부제가 가리키듯 '블레이드 러너''공각기동대''매트릭스' 등의 작품을 통해 테크놀러지의 급변 속에서 인간의 미래가 어떤 운명을 띠게 될 것인지를 사유한다.

역시 대학 바깥에서 철학을 가리키는 이진경씨의 『필로시네마 혹은 탈주의 철학에 대한 7편의 영화』(97년,새길)는 '모던 타임즈''토탈 리콜''길버트 그레이프'등의 작품을 통해 '외부의 철학', 즉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 지를 밀도 높은 글쓰기로 탐색한다.

한일장신대 김영민 교수의 『철학으로 영화보기 영화로 철학하기』(1999년, 철학과 현실사)는 '미션''황비홍'같은 외국영화와 '서편제''하얀전쟁' 등 한국영화까지 두루다루면서, 특히 한국영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서는 상상력만이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과 전문성이 영화 속에 용해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카루스의 날개로 태양을 향해 날다:안경환의 법과 영화사이』(2001년,효형출판사)는 서울대 법대 교수인 저자가 6년전 『법과 문학사이』라는 저서에서 문학 속에 나타난 법의 정신을 다루었던 방식을 영화에 적용한 것이다.'스미스씨 워싱턴에 가다'에서 '에린 브로코비치'까지 미국 영화를 중심으로 고전과 최근작 44편이 실려있다.

『정치와 영화』(99년,인간사랑)는 서운대 박종성 교수의 저서로 70년대이후 가속화한 영화의 정치화, 그리고 정치의 영화화에 관해 다루고 있고 고려대 정재승 교수의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99년, 동아시아)에는 '스타워즈''아마게돈' 등에 등장하는 과학적 오류를 지적함으로써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과학 상식을 습득하도록 돕는다.

이 밖에 『영화 속의 도시』(99년, 한울·사진)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에비타' 등을 통해 뉴욕과 부에노스아이레스 등 각국의 도시를 순방하며, 스크린 속에서의 공간과 건축에 대해 살펴보는 『영화 속의 건축이야기』(99년, 발언)도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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