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꿔 달고 유통만 다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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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18일 증권시세판에서 골드뱅크가 코리아텐더로 바뀝니다. 인터넷기업 골드뱅크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유통전문기업 코리아텐더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거죠."

코리아텐더 유신종(劉晨鍾·40)사장은 "2000년 12월 시작한 코리아텐더 사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유통기업으로서 면모를 다져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 4월 골드뱅크 대표에 오른 劉사장에겐 골드뱅크란 이름은 하루 빨리 떨쳐버려야 할 대상이었다. 1998년 창업한 골드뱅크는 한때 벤처 1세대를 대표하는 기업이었지만 이후 각종 벤처·금융 비리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골드뱅크와의 완전한 결별에는 코리아텐더의 매출 호조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코리아텐더란 소비자가 카탈로그를 보고 상품을 고른 뒤 정해진 최고·최저가 사이에서 자신이 원하는 가격을 정해 입찰하는 새로운 쇼핑 방식이다.

사업 시작 당시 코리아텐더를 통한 매출은 월 2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매월 평균 20~30%씩 늘어 지난달 60억원을 돌파했다. 7~8월이면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월 70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劉사장은 코리아텐더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도 올해 말끔히 없앨 수 있다고 자신했다. 투자자들은 매출은 늘었지만 지난해 적자가 3백50억원에 이르렀고 2백99억원의 자본금 중 35%가 잠식되는 등 재무제표가 좋지 않아 불안해 했다.

그는 "과거 투자했던 각종 유가증권의 평가이익 등 특별이익이 많이 생겨 올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경상이익까지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업에서도 공격적 전략을 마련했다. 7월에 카탈로그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경매하는 '웹텐더'를 시작한다. 지금은 경매를 월 1회 열흘간만 진행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하반기부터 전국 단위의 가맹점 사업을 벌여 각 가맹점을 카탈로그 배포·상품배송의 물류기지로 만들 예정이다.

劉사장은 "텐더의 마케팅 방식이 최근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사례 연구교재로 채택되면서 해외투자자들로부터 공동 해외시장 진출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코리아텐더의 주주구성은 고려아연이 5.8%, 골드상호저축은행이 1.03%의 지분으로 비교적 대주주며 개인이 82%를 소유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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