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구조조정 세계적인 성공 모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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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한국 기업들은 수익성·주주가치를 중시하는 모범 사례가 됐다. 서울지점 출범을 계기로 외국 기관투자가들에게 한국기업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국내 증권시장에 진출한다. 지난 1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서울지점 개설 승인을 받고 최근 증권거래소 특별회원으로 가입했다.

지점 개설을 위해 방한한 이 회사의 리처드 펄드(55·사진)회장은 16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은 정부의 강력한 개혁정책으로 부실 채권이 크게 줄어 투자하기에 매우 좋은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발전·구조조정 측면에서 세계적인 성공 모델"이라며 "외국의 투자자금이 들어올 여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1969년 리먼브러더스에 입사한 펄드 회장은 93년부터 최고경영자로 일하고 있다.

1850년 설립된 리먼브러더스는 주식영업·사업매각·트레이딩·리서치 등의 서비스를 하는 종합금융회사로, 한보철강의 매각 주간사를 맡는 등 국내기업들의 채권발행·부실기업 정리 등에도 깊숙이 참여해왔다.

-지점 개설에 나선 이유는.

"한국은 올해 6%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된다.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둘째다. 놀라운 성장세로 볼 때 향후 한국에서 인수·합병(M&A) 등 기업구조조정 활동도 활발해질 것이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아시아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여갈 것이다."

-한국 경제를 평가한다면.

"한국은 펀더멘털(경제 기초여건)과 정부정책 능력으로 볼 때 아시아의 선두주자다. 올해 1분기 종합주가지수가 27%나 상승하고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최근 신용등급을 두 단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향후 활동 방향은.

"우리의 활동 영역을 자본 유통시장으로 넓혀갈 것이다. 또 한국에 투자할 때 투자규모 상한선을 두지 않을 것이며 단기간에 자본이익을 얻기보다는 장기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금융과 전략적 제휴 논의를 하고 있는 데 조만간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

-국내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은 없는가.

"우리의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 느슨한 형태의 전략적 제휴부터 인수까지 모든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

하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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