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축구의 역사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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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축구의 유래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할 말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조상들이 오래 전부터 해오던 놀이라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삼국시대에는 '농주(弄珠)'를 발로 갖고 노는 놀이인 '축국(蹴鞠)'이 있었으며, 김유신과 김춘추도 이를 통해 처남·매부 사이가 됐다(『삼국사기』『삼국유사』). 이후 제기차기로 형태가 변질되긴 했으나 축국은 조선시대에도 성행했다(『동국세시기』).

축국은 중국에서 전래한 것 같다. 기원 전 한(漢)나라 때 축국이 성행했으며, 당(唐)나라 때는 돼지나 소의 오줌보에 바람을 넣어 공터에서 차고 놀았다는 기록이 있다. 일본에도 축국과 비슷한 '게마리'라고 하는 민속놀이가 지금껏 전해진다.

유럽에서는 고대 그리스의 '하패스톤'을 축구의 기원으로 본다. 기원전 7~6세기에 행해진 이 경기는 골라인을 지키는 두팀 사이에서 벌어져 요즘 축구와 닮은 점이 많다.

현대 축구가 유래한 곳은 영국이다. 영국인들은 축구가 1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축구(football)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424년이다. 옥스퍼드 대사전에 따르면 이 해에 발간된 스코틀랜드 법령집에 "왕이 축구를 금하며, 위반자에게 4펜스의 벌금을 물린다"는 포고가 적혀 있다.

축구는 영국에서도 초창기에는 평이 좋지 않았다. 선수나 관중이 너무 거칠었기 때문이다. 16세기 엘리엇은 "이처럼 야만적 폭력이 난무하는 운동은 없다"고 했으며, 셰익스피어도 희곡 리어왕에서 '더러운 축구선수'란 말을 욕으로 사용했다. 축구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며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것은 19세기 무렵이다. 사커(soccer)란 명칭도 이 때 영국에서 생겨났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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