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중인 상가 분양 말썽 부천 상동 씨마1020… 투자자 피해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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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경매에 넘어가 낙찰자까지 정해진 대형 상가 일부 층을 소유자가 분양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메트로에이전시는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씨마1020 2층 상가 4백20개를 연 19~22%의 고수익을 제시하며 점포당 3천5백만~7천5백만원에 분양하고 있다.

메트로에이전시는 이 상가 소유자였던 시대유통으로부터 빚 1백여억원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지난해 10월 17일 소유권 이전 가등기를 한 뒤 지난달 22일 소유권을 완전히 넘겨받아 분양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대유통의 채권자인 GE캐피탈의 자회사 알에프에이비에스는 이 상가에 대해 지난해 10월 18일 경매를 신청해 지난달 28일 1백16억원에 낙찰했다.

알에프에이비에스가 경매잔금을 내고 소유권을 취득하면 이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메트로에이전시측은 4백20개 가운데 10%인 40여명이 계약했다고 밝혔으나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1백여명이 분양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대유통의 또 다른 채권자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3일 이 상가에 대해 가처분신청을 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자 일부 계약자들이 분양대금 납부를 중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메트로에이전시 이창희 사장은 "낙찰자가 잔금을 내기 전에 빚을 다 갚으면 법원의 낙찰결정 자체가 취소돼 투자자들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기 때문에 분양을 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상가 임차인 5명은 지난 9일 항고했으며 항고기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잔금 납부시기가 연기된 상태다.

메트로에이전시측은 분양대금과 은행대출금으로 빚을 청산하려 했으나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바람에 대출 받기가 어려워져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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