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마스터스 코스놓고 논쟁 장타자냐 교타자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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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현재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는 타이거 우즈나 과거 세계 골프계를 석권했던 '골프황제' 아널드 파머,'황금곰' 잭 니클로스는 장타와 아울러 정확한 샷을 겸비함으로써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11일 개막한 마스터스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장타자','교타자' 논쟁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마스터스의 코스를 개조함으로써 결국 타이거 우즈와 같은 장타자들의 입맛만 맞춰줬다"고 한다.

마스터스 6승에 빛나는 잭 니클로스는 "현대 골프에서 파워는 매우 큰 이슈"라고 했으며 개리 플레이어(남아공)는 "출전 선수의 40% 정도는 힘의 차이에 의해 탈락된다"고 했다.

드라이버샷 평균거리에서 99위에 머물고 있는 예스퍼 파르네빅(스웨덴)은 심지어 "나처럼 샷이 짧은 선수는 1백% 탈락"이라고 극단적인 평가를 내린다.

그러나 최근 새 드라이버를 사용하며 티샷을 10야드 늘린 조 듀란트(1백47위)는 "나는 힘의 논리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

듀란트는 "코스가 길어진 것은 물론 나같은 선수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더 스마트하게 플레이하면 퍼트에서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오거스타 내셔널의 후티 존슨 회장은 "장타자들은 이제 웨지 대신 8번 아이언을 잡아야 할 것이며 8번 아이언을 잡던 정교한 플레이어는 6번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웨지와 8번 아이언의 대결이었던 지난해보다 8번 아이언과 6번 아이언이 맞붙는 올해가 낫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승부에 대해 두가지 변수를 더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챔피언 타이거 우즈는 73.4%의 그린 적중률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퍼팅에서는 1백66위에 불과하다. 우즈의 그린 적중률이 떨어질 때 그린에서 더 큰 고전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코스의 변화는 타이거 우즈처럼 오거스타 내셔널에 익숙한 골퍼에게는 이점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거스타의 변신은 '타이거 우즈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과연 타이거가 덫에 걸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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