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안에 최대 5개 은행 이름이 사라질 듯하다.
하나은행과 제일은행, 신한은행과 한미은행, 한빛은행과 광주·경남은행이 짝짓기에 들어갔고, 서울은행의 합병·매각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조흥·외환은행도 지주회사 설립과 함께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울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상반기 중 통합 국민은행의 등장과 함께 불붙은 2차 빅뱅의 윤곽이 확연히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은행권은 합병 후에도 자산 1백89조원의 국민은행을 따라잡기 어려워 합병은행끼리 다시 합병해 덩치를 더 불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제일''신한+한미'=하나은행 김승유 행장은 최근 제일은행이 아니라면 다른 은행과 짝짓기를 하겠다며 제일은행 대주주인 뉴브리지에 5월 말까지 최종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관계기사 39면,본지 11일자 34면>관계기사>
뉴브리지는 제일은행과 합병하면 몇년 동안 법인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내세워 주식값을 후하게 쳐달라며 버티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제일은행의 면세(免稅)효과는 떨어지므로 시간을 끄는 것은 두 은행 모두에 손해"라고 말했다.
신한·한미은행도 상반기 중 타결을 목표로 합병협상을 벌이고 있다.그러나 한미은행 경영진에게 준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이나 이 은행의 주식예탁증서(DR) 발행이 협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미은행의 DR발행은 발행주식 수를 늘려 신한측이 치러야 할 인수비용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신한측이 못마땅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계는 '하나+제일''신한+한미'조합이 실패할 경우 나응찬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과 김승유 회장이 다시 머리를 맞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영광 되찾기 나선 옛 대형은행=우리금융지주회사는 한빛·광주·경남은행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광주·경남은행이 강력 반발해 진통을 겪고 있다.
쌍용·현대그룹 등 대기업 여신을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앓던 조흥·외환은행도 공세로 전환하고 있다. 두 은행은 경영개선권고 같은 족쇄가 풀림에 따라 합병이나 금융지주사 설립 등에 나설 계획이다. 조흥·외환은행은 서로 합치거나 중소기업은행과 합병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허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