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간판] "간판은 공익·예술성 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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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국내 간판 문화의 문제점을 찾고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한 '아름다운 간판 만들기'심포지엄이 지난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은 문화시민운동중앙협의회와 한국옥외광고학회가 공동 개최했으며 서울 종로의 간판을 아름답게 바꾸기 위해 서울시와 함께 '종로 업그레이드'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앙일보가 후원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건국대 김영배(옥외광고학)교수는 "적색 바탕에 흰색 글자를 써야 눈에 잘 띄고, 특별한 위치에 달아야 광고 효과가 크고, 많기만 하면 고객이 기억할 것이라는 간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간판이 계속 늘어나면서 주위와 어울리지 않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선방안으로 ▶지역 특색과 현장성을 고려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융통성과 다양성을 반영한 경관 및 건축물 규격화▶색상과 형태 등 조형미를 추구한 간판 디자인의 장려 등을 관계당국에 촉구했다.

홍익대 이정교(산업디자인학)교수도 "간판 등 옥외 광고물은 도시 경관과 걸어가는 공간 사이의 아름다운 매개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내 간판은 시간과 장소에 어울리지 않게 설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간판을 아름답게 바꾸기 위해서는 공익성과 예술성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간판이 문화적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자인 평론가인 최범(디자인학)전 국민대 교수는 "우리의 간판 문화는 대충 살아가는 난민촌 문화와 비슷하다"며 "간판을 아름답게 바꾸는 것은 난민사회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사회로 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름다운 간판 문화 정착을 위해 ▶간판 문화운동 시민연대 창설▶간판 문화센터 설립▶아름다운 간판의 거리 조성 등을 제안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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