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명문 CIA 최우수 졸업한 재미교포 크리스천 임 “김치 등 발효음식으로 승부”

“주방에서 제 주무기는 칼과 불입니다. 강철 체력은 의무이고 정신력은 필수죠.”

미국 버지니아주에 사는 재미동포 크리스천 임(한국명 임순영·22·사진)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세계 3대 요리학교의 하나로 꼽히는 뉴욕의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의 준학사 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임씨는 졸업생 80여 명 가운데 성적 최우수자에게 주는 ‘캐서린 앤젤 성취상’과 매니지먼트 분야 최우수 학생에게 주는 ‘매니지먼트상’을 함께 수상했다.

최근 만난 그는 “ 퓨전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한국음식을 표현하는 정공법으로 한식세계화에 적극 동참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01년 부모와 함께 버지니아주로 이민온 1.5세다. 　

-요리사로서 꿈은.

“전통 한국 요리의 세계화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음식을 아무리 잘 만든다 하더라도 20~30년 동안 이를 먹고 자란 사람들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내가 20년 이상 먹고 자란 한국음식으로 승부를 겨룬다면 전 세계를 상대로 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

-한국음식을 어떻게 세계화하고 싶은가.

“한식을 다른 나라 음식과 퓨전을 하기 보다 있는 그대로의 맛으로 전 세계에 보급하며 승부를 겨루고 싶다. 특히 발효 음식에 관심이 많다. 된장과 메주도 직접 만들어 봤다. 한국에는 김치·된장·고추장에다 전통주까지 개발해서 전 세계에 내다 팔 발효음식이 무궁무진하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2년을 더 공부해 학사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그 다음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면 미국에 한식 레스토랑을 차리고 싶다. 영국의 제이미 올리버처럼 요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서도 활동하고 싶다.”

-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배고픈 사람들에게 급식 선교를 하는 게 꿈이다. 올 여름에는 인도로 단기 선교여행을 떠난다. ”

워싱턴 지사=이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