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이점도 있다. 식물성 원료에서는 기름이 나오는 비율이 15~50%에 불과하지만 돼지기름에선 75%, 쇠기름에서는 84%나 된다. 그만큼 효율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도 그동안 동물성 기름이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쓰이지 않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동물성 기름에는 포화지방산이 많은데 이것이 기름을 쉽게 굳어지게 만든다. 쇠고깃국을 조금만 식혀도 기름 덩어리가 생기는 건 이 때문이다. 돼지기름은 섭씨 8도, 쇠기름은 13도면 벌써 탁해진다. 이걸 해결하는 게 동물성 기름 활용 여부를 가름하는 열쇠다.
첫걸음은 뗐지만 갈 길은 멀다. 가장 큰 숙제는 역시 낮은 온도에서 가급적 굳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이영화 박사는 “지금도 농기계를 돌리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첨가제 등 다른 방법도 시험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냥 버려지는 동물성 기름을 수거하고 한데 모으는 일과, 식물성 기름용으로 만들어진 디젤 추출 공정을 동물성 기름에 맞게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연구가 성공해 한 해 20만t 정도의 동물성 기름으로 바이오디젤을 만들 수 있게 되면 1260억원가량의 수입 작물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