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귀족·특권층 위하는 게 右派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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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급진세력''좌파적 정권' 발언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이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민주당은 李전총재가 대선의 판을 보혁 구도로 짜려는 것으로 보고 되레 '귀족 대 서민 대결구도'로 몰아붙였다.

청와대 박선숙(朴仙淑)대변인이 李전총재 발언에 대해 "구시대적 색깔 논쟁"이라고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李전총재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초조한 나머지 나온 발언"이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도 "李전총재는 극우적이고 냉전·수구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알라"(李仁濟 후보),"딱지 붙이기야말로 낡은 정치의 상투적 수단"(鄭東泳 후보)이라며 일제히 비난했다.

盧후보측 유종필(柳鍾珌)특보는 "李전총재야말로 수구·냉전·특권세력의 울타리 안에 머물고 있는 인물"이라며 "21세기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며 출마 선언을 하는 마당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집중 성토에 나섰다.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논평에서 "지지율 하락에 따른 조급증의 반영이자 시대착오적 발언"이라고 했고, 이협(李協)사무총장은 "중산층과 서민을 대변하는 우리 당이 좌파라면 귀족과 특권층을 위한 정당이 우파란 말이냐"고 반박했다.

송영길(宋永吉)의원도 "발전산업마저 민영화하자는 게 과연 좌파적 정책이냐"고 비판했다. "아들 군대 보내면 좌파고 안보내면 우파냐"(李美卿 의원), "1백평 이하에 살면 좌파고 그 이상에 살면 우파냐"(金泰弘 의원) 등 李전총재에 대한 원색적인 인신공격도 줄을 이었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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