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노후를 설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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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죽음은 우리에게 두 가지의 위험을 던져 준다. 하나는 너무 일찍 죽는 위험이고, 다른 하나는 너무 오래 사는 위험이다. 오래 사는 것이 무슨 위험일까 싶지만, 돈없고 병들어 다른 사람에게 짐이 된다면 그것은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자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종신)보험이라면 후자의 위험에 대비하는 수단은 연금이다. 노후를 어떻게 보내느냐 하는 문제는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대단히 중요하다. 노인들이 사회에 얼마나 기여를 하는지 또는 어느 정도 부담이 되는지는 그 사회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가족과 사회에 부담을 주지 않는 노후, 당당한 노후를 설계하기 위한 연금보험에 대해서 알아보자.

최근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보험의 특징을 보자.

첫째 연금보험이 연금신탁화되는 경향이 있다. 과거의 연금보험은 기본계약안에 보장을 상당부분 포함시켰다. 따라서 은행(투신)에서 판매하는 연금신탁보다 연금액수가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본계약은 순수한 연금계약으로 하고, 보장은 원하는 사람만 특약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 확정금리형 상품이 아직 남아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연금보험은 변동금리를 택하고 있어, 실적배당을 하는 은행(투신)의 연금신탁과 비슷해졌다. 결국 보험사든 은행이든 누가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하느냐가 연금상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 셈이다.

둘째 연금보험의 중요한 특징중 하나는 연금신탁에는 없는 종신형이 있다는 점이다. 종신연금이란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연금을 수령하는 것을 말한다. 일정기간 동안만 연금을 타는 확정형보다는 종신형을 택하는 것이 오래 사는 위험에 대처하는 보다 합리적인 방법이다. 연금을 수령하는 도중에 일찍 사망하더라도 최소한 10년 치의 연금은 보증지급하므로 크게 억울할 것이 없다.

셋째 보험상품은 가입후 7년이 경과하면 이자(보험차익)에 대해 세금이 한 푼도 붙지 않는다. 연금보험도 마찬가지다.

타금융권의 연금신탁과는 크게 다른 점이다. (지난해 2월에 판매개시된 신개인연금저축의 경우는 예외) 또 연금보험 가입자의 연금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많은 금융자산가들이 연금보험을 선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넷째 최근의 연금보험상품중에는 가입자의 편익을 고려한 상품들이 많다. 예를 들면 ①연금개시연령을 45세로 낮춘 상품 ②연금개시연령을 연단위로 선택할 수 있는 상품 ③중도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 이자 부담없이 돈을 인출할 수 있는 상품 ④여유자금이 생겼을 때 추가로 보험료를 납입할 수 있는 상품 ⑤목돈을 예치하여 즉시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상품등이 그것이다.

다섯째 확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중 어떤 것이 유리할까. 보험사와 계약자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변동금리형이다. 확정금리형은 도박의 성격이 짙다. 가입시점보다 금리가 오르면 보험사가 이익을 보고, 떨어지면 계약자가 이익을 보기 때문이다. 지금 판매중인 확정금리형 연금상품은 연 4.5% 정도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장래의 금리를 예측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지만 4.5%의 확정금리라면 큰 매력은 없다. 변동금리형 연금상품도 최소한 3%의 금리는 보장하는 장치가 있으므로 변동금리형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끝으로 연금준비는 일찍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금의 젊은이들은 취업과 실업을 반복하면서 인생을 살아갈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수입이 있을 때 노후준비를 해두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훗날 가족과 이웃에게 짐이 되는 노인으로 살아가지 않으려면 더욱 그렇다.

김재영 ㈜인슈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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