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둘째 부인 정순년씨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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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해방 직후 조선공산당의 당수를 지낸 박헌영의 둘째 부인 정순년씨가 15일 경기도 오산의 한 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82세.

충북 영동 출신의 정씨는 공산주의 운동을 하던 박헌영을 1939년 충북 청주에서 만나 함께 생활해오다 40년 박헌영이 지하로 잠적하면서 임신한 채 헤어졌으며 41년 아들인 병삼(63)을 출산했다. 아들은 박헌영의 측근으로 있다 속세를 떠난 한산(寒山) 스님의 인도로 50년 불가에 귀의해 원경(圓鏡)이란 법명을 얻었다.

이후 정씨는 아들을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44년 다른 공산주의자와 재혼했으나 새 남편은 한국전쟁중 사망했다. 정씨는 63년 충남 예산의 수덕사에서 원경스님과 재회했으며 이후 전국 곳곳의 사찰에서 함께 지내왔다. 원경 스님은 현재 평택 만기사(萬奇寺) 주지로 있다. 박헌영은 46년 월북해 북한의 내각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지내다 55년 12월 15일 남로당 숙청때 '미국의 스파이' 혐의로 56년 처형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8시, 평택 만기사 031-664-7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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