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철강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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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세이프가드(safeguard)=어떤 상품의 수입이 늘어나 자기 나라의 산업이 큰 피해를 봤거나 그럴 위험이 있을 때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말합니다. 우리 말로는 긴급수입제한조치라고 하죠. 미국은 통상법 201조에 이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수입품에 대해 원래 매기는 관세 외에 특별관세를 더 매겨서 수입을 제한하는 것이죠. 이것 말고 일정한 물량만 수입을 허용하는 수입쿼터제도 있습니다.

◇보호무역=자유무역의 반대말로 자기 나라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을 억제하는 모든 활동을 뜻합니다. 세이프가드도 보호무역의 한 수단이죠. 보호무역은 이번 철강전쟁에서 보듯 자기 나라 산업은 보호할 수 있지만 남의 나라에는 피해를 주게 됩니다.

피해를 본 나라들이 비슷한 조치를 취할 경우 무역전쟁으로 번지게 됩니다. 과거에는 보호무역을 앞세우는 나라들이 많았으나 요즘은 자유무역이 대세인데도 이번에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보복관세=A라는 나라가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올리면 그로 인해 수출이 어려워진 다른 나라가 가만히 있지 않겠지요. 이 경우 보복 차원에서 A나라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높은 세금을 물리는 것을 보복관세라고 합니다. 예전에 우리 정부가 중국에서 마늘이 싼 값에 많이 수입돼 우리나라 농가들이 어려워지자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를 왕창 올린 일이 있지요. 이러자 중국은 한국산 휴대폰 수입을 금지하는 보복조치를 취했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가능한 한 자유롭게 무역을 하자는 데 찬성한 나라들이 1995년 세운 국제기구죠. 본부는 스위스 제네바에 있어요. 우리나라를 포함해 1백44개 나라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답니다. 최근에는 중국과 대만도 가입했지요. 국제무역에서 기본이 되는 규칙을 정하고, 이 규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고발이 들어오면 조사를 해서 잘잘못을 가려주는 일을 합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카타르의 도하에서 회의를 열고, 앞으로 새로운 무역질서를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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