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람] '아빠 힘내세요 … ' 광고 만든 조형준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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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힘내세요/우리가 있잖아요/아빠 힘내세요/우리가 있어요….'

혹독한 경제난으로 몸보다 마음이 더 추운 요즘,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지펴준 광고 한 편이다. 9월 말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한 BC카드 광고는 어린 남매가 부모에게 불러주는 광고 속 노래가 휴대전화 벨소리 사이트에서 수위를 달리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광고의 '산파' 역할을 한 조형준(37)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 부장은 "다들 힘들다, 힘들다 하는 때 기운을 북돋워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원래 카드사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광고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경제가 너무 어려워져 시청자들이 공감할 것 같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전략을 수정하는 팀회의를 열었고, 팀원 중 하나가 아들의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아빠! 힘내세요'라는 노래를 듣고 눈물이 날 뻔했다는 얘기를 꺼냈다. "이거다" 싶어 광고주인 카드사 담당자의 의견을 물었더니, 그 역시 재롱잔치에서 같은 경험을 했다고 했다. 광고 제작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원래 1997년 MBC 창작동요제에 출품됐던 노래이더군요. 작곡자인 한수성 선생님께 얼마 전 연락드렸더니 '내 뜻이 잘 전달된 것 같다'며 무척 좋아하셨어요."

조 부장은 "좋은 광고는 소비자의 마음 속에 담겨 있는 꿈과 희망, 슬픔과 기쁨을 잘 끄집어내는 것"이라며 "2002년 최고의 유행어로 떠올랐던 '부자 되세요'라는 BC카드의 광고 카피 역시 '국민이 새해 덕담으로 어떤 말을 가장 듣기 원할까'라는 궁리 끝에 나왔다"고 했다.

조 부장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93년 옛 동방기획에 입사해 광고인의 길로 들어섰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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