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도 철강 관세 판재류 최고 26%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미국의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에 맞서 유럽도 수입 철강제품에 대해 다음달 3일부터 최고 26%의 관세를 물리기로 결정했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들은 유럽연합(EU)이 다음달 3일부터 2백일간 열연강판 등 15개 철강제품에 대해 14.9~26%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26일 보도했다. 미국의 관세율 8~30%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그러나 EU는 모든 수입물량에 대해 이같은 관세를 매기지 않고,최근 3년간 평균 수입량의 1백10%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서만 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로 수출길이 막힌 외국 철강제품이 유럽으로 마구 밀려들어오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에서다.

품목별 관세율은 ▶열연코일 18.4%▶냉연강판 16.3%▶철근 14.9%▶봉강·형강 19.4%▶열연강판·후판·판재류 26%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부과로 기존 수입량 외에 추가로 1천5백만t의 철강이 유럽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보호조치의 필요성을 밝혔다.

EU는 이와 별도로 미국의 세이프가드에 대한 보복조치로 철강·섬유·오토바이 등 3백16개 미국 제품에 대해 최고 3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EU의 결정은 미국의 수입 규제조치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려진 만큼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세계적인 철강 수입규제에 적극 대응키로 하고,다음달 중 한·EU 민관철강협의회를 열어 이 문제를 협의키로 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칠레 등도 유사한 수입 억제조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이들 국가와도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미국의 세이프가드로 국내 철강업계가 연간 2억~2억5천만달러의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미국에 다른 수출품의 관세를 인하해줄 것을 요구키로 했다.

홍병기·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