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황선홍 "대기록을 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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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두마리 토끼를 잡아라.

27일 오전 2시(한국시간) 독일 보훔에서 터키와 유럽전지훈련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각오가 새롭다.

비록 평가전이긴 하지만 이전 평가전과는 의미가 사뭇 다르다. 일단 터키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면서 정예 멤버가 모두 출전한다. 경기 스타일도 한국의 본선 상대인 폴란드와 흡사하기 때문에 이 경기를 잘 풀어야 본선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더구나 터키는 한국의 월드컵 역사에서 아픈 기억을 남겨준 국가다. 한국이 처음 월드컵에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에서 터키에 0-7로 대패한 바 있다. 또 61년에도 친선경기를 가져 0-1로 졌다. 따라서 비록 40년도 넘은 과거이긴 하지만 2전2패를 당한 한국으로서는 설욕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홍명보(포항 스틸러스)와 황선홍(가시와 레이솔)이 대기록 목표를 세우고 있다.

홍명보는 현재 1백21경기의 A매치에 출전, 한국선수로는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 최다 출전 공동기록을 갖고 있다. 따라서 터키전에 출장하면 1백22경기라는 최다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핀란드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황선홍은 국내 선수로는 최다인 A매치 49골을 기록하고 있다. 터키전에서도 골을 성공하면 국제적인 스트라이커로 인정받는 'A매치 50골'대열에 속하게 된다.

터키전을 통해 최종 성적이 매겨지겠지만 현재까지 유럽 전지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선수는 홍명보·황선홍 외에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든든히 해낸 송종국·이영표·유상철·김남일 등이다. 8개월여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윤정환도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이전보다 훨씬 부드러운 시선을 받고 있다. 그러나 역시 터키전에서 좀더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야 한다.

해외파 중 안정환과 심재원, 그리고 이천수와 최태욱은 이번 전지훈련에서 영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부상 중인 최태욱과 심재원은 터키전 출전이 불투명하고, 이천수는 터키전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보여 맥이 빠져 있다.

한편 다른 월드컵 본선 진출국들도 27,28일 일제히 평가전을 갖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인 이날 본선 진출 32개국 가운데 30개국이 경기를 치른다. 한국과 같은 D조에 속한 포르투갈·폴란드·미국도 28일 각각 핀란드·일본·독일과 평가전을 갖고 전력 점검을 한다.

보훔(독일)=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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