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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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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그는 한 켤레 고무신을 남기고 세상을 떴다."-시인 이철범씨, 『흰 고무신-계훈제,미완의 자서전』(삼인)에 실린 '계훈제 선생의 영전에 바치는 시(詩)'에서. 계훈제 선생은 마르고 구부정한 우리 소나무를 닮았다. 그의 목소리는 항일에서 민주화로, 다시 통일로 변해갔지만 흰 고무신은 늘 한결 같았다.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멕시코 사파티스타 반군 부사령관 마르코스의 말과 글을 모은 선집의 제목. 마르코스는 자신의 말을 무기 삼아 인터넷을 통해 민주주의·자유·평화를 전세계에 외치고 있다.

▶"내가 믿는 것은 의지가 아닌 욕망이다."-홍상수 감독,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가 새로 내놓은 영화 '생활의 발견'은 과연 욕망을 좇아 떠난 여행의 기록인가.

▶"일본 사람들은 죽으면 혼이 부처가 된다고 생각하고 우리 나라 사람들은 죽으면 귀신이 된다고 생각한다."-최근 장례용품 등을 소재로 한 '아름다운 삶의 한 형식' 공예전(展)을 마친 유리지 서울대 교수, 우리 나라 사람들이 공동묘지를 혐오시설로 여기는 것은 그런 문화적 차이 때문인 것 같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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