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維民 기념 강연회] 첸치천 전 부총리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첸치천은 개혁.개방에 나선 중국 외교의 대부(代父)였다. 1988년 외교부장에 취임했으며, 2003년 국무원 부총리를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그가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은 82년 3월 26일이었다. 그날 중국 외교부는 베이징(北京) 주재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정례 기자회견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첸치천은 신문국 국장이었고, 외교부의 대변인으로 브리핑에 나선 것이다.

첸치천이 외교부장이었을 때 중국은 천안문 사태로 국제적 고립에 처했다. 활로를 열기 위해 그는 미국과 살얼음판을 내딛는 협상을 벌였다. 첸은 한.중 수교의 산파이기도 했다. 비밀 수교협상이 무르익자 92년 7월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을 독대하기도 했다.

28년 상하이(上海)에서 태어난 그는 42년 14세의 나이에 공산당에 입당, 상하이 학생운동을 주도했다. 54년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의 추천으로 소련 공산당 중앙단교에 유학했다. 이 경력을 바탕으로 55년 소련 주재 중국 대사관 서기관으로 외교부에 발을 들여놓았다.

첸에겐 마오쩌둥(毛澤東).덩샤오핑(鄧小平).장쩌민(江澤民) 등 중국 1, 2, 3세대 최고 지도자를 잇따라 보필한 원로(三朝元老)라는 칭호가 따라다닌다.

정용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