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이 장수 비결… 30년 넘은 중기 202곳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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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대여금고 제작업체 ㈜신성금고제작소는 1932년 창업 이후 2대째 사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은행금고 시장의 선두 업체로 꼽힌다. 끊임없이 신기술을 개발해온 것이 이 회사의 경쟁력. 외환위기 때 경영위기를 겪었지만 업계 처음으로 선보인 지문인식 방식의 대여금고가 인기를 끌어 회사를 살리는 효자상품이 됐다.

30년 이상 경영을 유지해온 중소기업이 내세운 장수 비결은 '한 우물 파기'였다. 중소기업협동중앙회가 14일 30년 넘은 장수기업 202개를 대상으로 조사 발표한 '장수 중소기업의 경영특성 및 애로 실태'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6.6%가 창업 초기의 사업을 지금까지 고수하고 있다.

이 기업들이 가장 중시해온 경영전략은 ▶기술혁신(54.2%)▶고객 서비스(18.9%)▶경영혁신(11.4%) 등이었다. 신제품 개발주기는 평균 2.8년이었으며 기술개발(R&D)에 투자하는 비율은 매출액 대비 2.51%로 일반제조업의 평균 기술개발 투자비율(2.3%)보다 약간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급변하는 시장수요 때문에 73.3%가 경영위기를 겪은 적이 있었으며 이를 '위기관리 자금 동원(24.2%)'과 '신기술개발(22.3%)' 등으로 이겨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업체 CEO의 81.2%는 가족에게 기업운영을 맡기려는 의사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장수 중소기업들은 ▶ 경영환경 악화(62.5%)▶가족구성원의 경영능력 부족(10.9%)▶가족구성원의 승계의지 부재(6.9%) 등의 이유로 경영권 승계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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