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기획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0면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 보세요. 인터넷은 이제 생활이지 공부거리가 아니니까요. 잘 노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일, 그게 아바타 기획입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아바타 기획 담당자로 일하고 있는 임수진(26·사진)씨.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의 분신으로 활동하는 아바타용 의상·액세서리·패션잡화 등의 상품을 기획하는 한편 쇼핑몰 개설·저작권 문제 검토 등 아바타 전반에 관한 일을 한다. 최근 아바타가 인기를 끌며 임씨 같은 아바타 기획 전문가가 많이 등장했다.

임씨는 아바타 기획자의 첫째 자질로 '새로운 트렌드'와 '소비자의 니즈(needs)'를 빠르고 정확하게 읽는 능력을 꼽았다. 그는 "최근 아바타 패션 아이템으로 가장 히트한 것이 드라마 '겨울연가'에 나왔던 '배용준 스타일 목도리'로 단가 8백원짜리가 1만개 이상 팔렸다"며 "TV를 보는 순간 '저 목도리라면 뜨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상품화해 성공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또 "아바타 기획자의 업무 가운데 아바타 몸체나 의상·액세서리 제작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그나마 이런 작업들은 대부분 전문 협력업체에서 처리한다는 것. 그보다는 상품 기획·웹디자인·쇼핑몰 운영 등 전반적인 사항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학에서는 역사를 전공했으나 팝송을 좋아해 음악방송국인 KM-TV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인터파크 쇼핑몰 기획 담당 등을 거쳐 2000년 9월부터 다음에서 일하고 있다.

◇아바타 기획자가 되려면=아바타라는 개념이 도입된 게 2000년 후반,보편화된 것이 지난해 중반이어서 아직 정식 교육과정은 없다. 아바타 기획자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쇼핑 기획자로 온라인 상품기획·판매·정산 업무 등을 담당한다. 따라서 현업에서 일정 수준의 전자상거래 지식·쇼핑몰 기획 경험과 패션 지식을 갖추고 아바타 기획자로 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디지털 스튜디오 아카데미 김은영 실장은 "아바타 기획자만을 위한 교육과정은 아직 없다"며 "일반적인 콘텐츠 기획, 특히 온라인 서비스 기획의 일부로 교육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온라인 콘텐츠 기획 과정은 3~6개월 단위로, 수강료는 한달에 30만~40만원선.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