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 "野 대구시장 경선 불출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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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오는 6월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3선을 노리려던 한나라당 소속 문희갑(文熹甲·65·사진)현 시장이 20일 당내 후보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文시장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대구지역 일부 기초단체장을 중심으로 잇따르고 있는 경선 불복이나 포기 선언과 맞물려 지방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8일 치르는 한나라당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는 文시장을 비롯, 4~5명이 나설 것으로 예상돼 왔다.

文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과열 경선으로 지역사회의 분열·반목이 심화될 우려가 있어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탈당이나 대구시장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으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29%의 지지율을 보였다"고 밝혀 어떤 형태로든 시장 3선에 도전할 뜻임을 시사했다.

당초 "지역정서를 감안할 때 경선에 떨어진다면 무소속 출마는 어렵다"고 말했던 文시장이 갑자기 경선 포기를 선언한 데는 최근 불거진 비자금 조성 의혹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역 정가에선 文시장이 10억원대의 잔여 선거자금을 친구인 李모씨를 통해 관리해 왔으며 제주도에 차명으로 4천여평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괴문서가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은 진상조사 필요성까지 제기했다.

文시장은 이를 자신에 대한 음해성 루머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도 "과거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자금 업무는 李씨에게 모두 맡겼기 때문에 자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중구·서구 등 세곳에서 현직 구청장들이 한나라당 후보 경선의 불공정성을 제기하며 불복 또는 포기를 선언했다.

대구=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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