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노사협상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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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임금 동결을 자청한 노동조합에 거꾸로 임금을 올려준 회사가 있다. 국내 3위의 휴대전화기 제조업체인 팬택의 노조는 지난 8일 열린 대의원 대회에서 내년도 임금을 동결키로 하고 지난 10일 경영진에 이 사실을 알렸다. 예상치 못한 노조의 건의를 받은 팬택 경영진은 바로 긴급 경영위원회를 열고, 일정 수준의 임금 인상과 격려금 지급을 약속했다.

물론 노조가 대의원 대회에서 임금 동결 의견을 모으는 과정에 일부의 반발도 있었다. 팬택의 박덕규 노조위원장은 "지난 9월 노조원들이 판촉 활동에 참여하면서 불황을 절실히 체감했다"며 "일부 조합원의 반대도 있었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다가는 공멸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연구개발비와 신규 시장 개척 비용 등으로 회사가 투자할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도 임금 동결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팬택 관계자는 이에 대해 "노조가 회사의 경영 상황을 감안해 결정을 내린 만큼 회사는 내년 경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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