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1주일 특검의 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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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차정일(車正一)특별검사팀의 활동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12월 착수한 이용호 게이트 특검 수사가 법에 따라 25일로 끝나게 된 것이다. 아직 이용호 게이트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 갖가지 의혹이 계속 불거지는 상황이란 점에서 특검 이후의 검찰 수사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3개월여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車특검팀의 활약은 눈부셨다. 김대중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金대통령의 '집사'로 알려진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의 동생 신승환씨의 구속 등이 대표적인 예다. 권력을 등에 업고 위세를 부리던 실세들의 범죄가 드러날 때마다 국민은 특검팀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검찰이 면죄부 주기에 급급했던 정치권 핵심 인사들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는 특별검사제도의 의미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그러나 이용호 게이트의 핵심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정·관계 로비 부분과 현금 골프가방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 주가 조작으로 올린 수백억원대 시세차익의 사용처와 비호 세력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또 이용호 자금의 아태재단 유입 여부와 검찰 고위 간부의 수사기밀 누설, 금감원 개입 의혹도 반드시 밝혀야 할 부분이다.

남은 기간 특검의 활동은 검찰 수사를 좌우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수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의혹은 검찰이 수사하지 않을 수 없도록 특검이 관련 수사 자료와 증거를 완벽하게 넘겨줘야 한다. 특히 아태재단을 둘러싼 김성환-김홍업-이수동씨 사이의 자금거래 의혹은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민감한 문제고, 인사 개입·언론 문건 등 이수동씨의 국정농단 행위도 이용호 게이트와 관련이 없더라도 정권 차원에서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할 의혹이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특검의 역할이었다면 마무리는 검찰의 몫이다. 국민적 기대 속에 출범한 '이명재 검찰'로서는 특검 수사 마무리가 정치적 중립의 첫 시험대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의 특별한 각오와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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