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체포후 1년, 그동안 뭐했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해 12월 13일 전세계 방송은 토굴속에서 초췌한 모습으로 체포된 사담 후세인 전이라크 대통령의 모습을 전했다.

그 후 1년. 미군에 의해 이라크내 비밀장소에 수감돼 있는 그에 관해 알려진 바는 많지 않다. 하지만 그를 방문한 몇안되는 사람들에 따르면 후세인은 현재 '고독하고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후세인의 소일거리는 정원 가꾸기다. 독방이자 특별감옥에 수감중인 그는 매일 운동시간마다 나와서 조용히 꽃과 나무에 물을 주며 산책을 한다. 독방에서는 주로 시를 쓴다. 하지만 시의 수준은 "쓰레기"라고 무와파크 루바이아 이라크 국가안보보좌관은 조롱했다. 여러차례 후세인을 방문한 무와파크 루바이아는 "그가 상당한 분량의 시를 쓴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영어로 쓴 시가 그가 아랍어로 지은 시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세인은 또 치질때문에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올해 치질 수술을 받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계속해서 탈장증상을 보이고 있고 전립선 비대 등의 질환에도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후세인은 지난 7월 처음으로 이라크 법정에 출두했다. 그러나 23명으로 구성된 그의 변호인단을 한번도 만나지 못했고 추후 재판 일자도 정해지지 않았다. 올해 말로 예정됐던 재판은 선거 등 내년 이라크 정치일정으로 인해 2006년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군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후세인의 변호사인 아리프 이자트는 "열악한 처우에 항의해 수감중인 후세인과 11명의 이라크 최고위급 관료들이 3일 전부터 음식을 거부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