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같은 내집 만들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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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61면

아파트 실내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는 주부들이라면 한번쯤 요즘 분양하는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 가보는 것이 좋겠다.

이들 모델 하우스 대부분은 규격화된 아파트에 맞춤·수납 가구의 실용성이 돋보이도록 꾸몄다.

가구를 따로 살 필요조차 없어 보인다. 마침내 자투리 공간까지 실속 있게 활용하는 맞춤 가구의 시대가 온 것이다. 기존의 낡은 아파트를 모델하우스의 집처럼 깔끔하게 리모델링하는 데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목공 공사다. 몰딩, 걸레받이, 창틀, 방문, 붙박이형 수납장…. 어딘지 어설프고 정돈되지 않은 듯한 집도 목공 공사를 통해 안정되고 편안한 집으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

거실은 집안의 얼굴이자 가족들의 공동 공간이다. 거실에 놓인 TV는 가족들을 모으는 재주가 있다. 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TV는 바야흐로 벽걸이 시대를 맞았다. 거실 리모델링은 넓게 자리잡았던 TV 장식장을 없애는 것부터 시작한다. 필요하다면 맞춤 목공으로 아주 낮고 긴 테이블을 마련함으로써 넓고 깨끗한 거실을 만들 수 있다.

아파트마다 다르지만 아파트 관리 사무소와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허락을 받아 내력벽이 아닐 경우(반드시 아파트를 잘 아는 공사 전문가에게 알아보아야 한다) 거실과 베란다의 벽을 없애고 목공 공사로 바닥 높이를 올려 거실로 공간을 넓힐 수 있다.

베란다와 거실이 수평이 되도록 넓히는 방법도 있지만 사진의 경우처럼 베란다 바닥을 거실보다 높이 올려 공간을 분할하는 효과를 얻는 방법도 있다. 또 소파 맞은편에 TV 장식장이 놓이는 일반적인 모습에서 TV 장식장이 놓였던 자리에 작은 휴식 공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부엌은 수납과 동선 기능을 살린 맞춤 가구를 사용해도 좋다. 조리대와 식탁을 맞춤 가구로 바꿔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꾸민다. 일명 ㄷ자 부엌형으로 리모델링하기 전보다 동선도 훨씬 줄일 수있다. 식탁 옆 벽면에 목공 공사를 통해 장식장을 만든 아이디어로 수납과 장식의 이중 효과를 얻는다. 부엌가전 제품은 요즘 주로 빌트인 시키는 추세다.

예전에 침실은 안방이었다.하루 일과를 끝낸 안방은 한밤중에야 침실로 쓸 수 있었다. 요즘은 달라졌다. 침실은 집에서 가장 편안히 잠만 자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침실에는 침대, 옷장, 화장대, TV, 기타 수납장까지 모두 있었다. 이런 것들 모두를 침실에서 몰아낸다. 옷장에서 생기는 습기, 화장대의 화장품 냄새, 가전 제품의 전자파 모두 침실에서 없앤다. 작아도 좋다.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는 오직 침대만이 있는 침실로 꾸민다. 은은한 불빛이 흐르는 간접 조명을 준비할 수 있다.

욕실의 구조를 바꾸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요없는 덩치 큰 욕조를 과감히 없애고 샤워 부스로 만든다. 탤런트 유호정 씨가 직접 꾸민 집을 소개하는 인테리어 서적을 통해 그녀가 좁은 욕실에 아예 문을 없애고 문지방 경계를 넘어선 예쁜 욕조를 만든 예가 소개되었다. 대중 목욕탕이 아닌 집에서 혼자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며 편안한 목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정아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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