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 넘긴 일본 지휘자, 베토벤 교향곡 전곡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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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마십시오. 연주 도중에 쓰러지는 게 제 소망입니다."

칠순을 넘긴 일본의 원로 지휘자 이와키 히로유키(岩城宏之.72)가 모두 아홉 곡으로 이뤄진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하룻밤에 지휘하는 '마라톤 연주'에 도전한다. 도중 다섯 차례의 휴식시간을 빼고 연주에만 여섯 시간이 걸리는 강행군이다.

31일 오후 3시30분 도쿄(東京)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이 음악회의 클라이맥스인 9번 '합창'은 해를 넘겨 1월 1일 0시40분에 연주가 끝날 예정이다.

1988년 런던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한 지휘자가 아홉 곡을 연주한 적은 있지만 하룻밤 만에 전곡 연주에 도전하기는 이와키가 처음이다.

지난해 연말엔 이와키를 비롯한 세 명의 지휘자가 번갈아가며 지휘해 전곡 연주를 끝냈다. 오케스트라도 두 팀이 번갈아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혼자 지휘봉을 잡는다. NHK 교향악단 단원을 중심으로 특별 편성된 오케스트라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이와키는 NHK 교향악단과 호주 멜버른 교향악단의 종신 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빈 필.베를린 필 등 세계 유수 관현악단의 상시 객원지휘자로도 활동했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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