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가 바로 컴퓨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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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언제 어디에서나 고객들이 원하는 때에 가장 편리한 방법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원하는 것이 선의 역할입니다."

창립 20주년을 맞은 세계적 네트워크 솔루션 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48·사진)회장이 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 원(Sun One)'전략을 소개했다.

선 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진 중인 닷넷(.NET)처럼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비전을 일컫는 용어.

닷넷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 달리, 선 원은 개방형 기술과 산업 표준에 기반을 둔다는 게 차이점이라고 설명한다.

맥닐리 회장은 특히 "닷넷은 인터넷 서비스를 위한 모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MS로 통일하려는 것"이라며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네트워크가 바로 컴퓨터(The Network is the Computer)'라는 말로 설명했다.

그는 "오늘날 사람들은 컴퓨터뿐 아니라 이동전화·스마트 카드·가전 제품 등 각종 기기를 통해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있다"며 "선은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강력하고 안정적인 솔루션을 계속 공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 정부에 대해 맥닐리 회장은 "세계적으로 11곳 정도가 e-정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른 곳은 아직 없지만 점점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맥닐리 회장은 지난 5일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올해 미국의 정보기술(IT)산업 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최근 IT 경기가 좋지 않았지만 10년, 20년 전과 비교하면 크게 나아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업체에 대한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MS는 한국의 KT, 일본의 NTT도코모 등 각국의 주요 업체에 투자하고 있지만 선은 그렇게 투자할 만큼의 현금을 갖고 있지 않다"며 "기술협력, 아이디어·비전 제시를 통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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