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금동신발 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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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역사박물관은 3일 백제시대 금동(金銅)신발 한짝의 복원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복원된 신발은 한 켤레 중 왼쪽으로 1999년 한 시민에 의해 1백50여 조각으로 부서진 상태로 기증됐다.

박물관 관계자들은 "훼손 정도가 너무 심해 자료수집과 복원에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삼국시대의 금속제 신발은 국내에 30여점만 남아 있는 희귀 유물이다. 주로 왕릉 등 지배층의 무덤에서 출토되며 은이나 구리에 금을 입힌 형태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복원된 신발도 구리에 10㎛ 두께의 금박을 입힌 것으로 바깥쪽과 안쪽에 각각 봉황과 거북 등껍질 무늬가 새겨져 있다.

특히 봉황무늬의 경우 동판의 문양을 파낸 투조(透彫)방식이 사용됐으며 거북 등껍질 무늬는 끌·망치로 문양을 두드려 새긴 타출(打出)기법이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박물관 김영관(金榮官)유물보존과장은 "이같은 제작방식은 백제 무령왕릉에서 출토된 왕비의 금동신발과 유사한 것"이라며 "복원된 신발 역시 6세기 중엽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물관측은 이 신발을 오는 5월 박물관 개관 전시 때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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