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의 여왕 전이경(26·사진)이 프로골퍼에 도전한다.
1994년 릴레함메르 겨울올림픽(5백m·3천m계주)과 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1천m·3천m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전이경은 올해 치러지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준회원 선발전 통과를 위해 한창 칼을 갈고 있다.
전이경은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에 가기 전 일찌감치 테스트 신청서를 냈다"면서 "오는 5일부터의 이론교육에 이어 필기 테스트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전이경은 지난달 솔트레이크시티 겨울올림픽 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낙선했으며, 대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지명하는 선수위원회의 멤버가 됐다.
1일 오전 경기도 기흥의 한 골프장에서 연습라운드를 가진 전이경은 '오늘 몇타를 쳤느냐'는 질문에 "너무 창피해 말을 못 하겠다.한달 만에 클럽을 잡았더니 너무 안 맞는다. 차라리 스케이트화를 다시 신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웃었다.
전이경이 골프에 입문한 것은 98년. 동네 연습장에서 재미삼아 골프를 배우다 99년부터 프로골퍼를 꿈꾸며 본격적으로 훈련을 해왔다.
시작한 지 석달 만에 보기플레이의 벽을 깨 주위로부터 "운동선수는 역시 뭔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은 전이경은 지난해 아예 임진한 프로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경기도 이포골프장에서 합숙훈련도 했다.
솔트레이크시티로 향하기 전 뉴질랜드에서 맹훈련을 했던 전이경은 IOC 위원에 도전하느라 꼭 한달간 클럽을 놓았다.
전이경은 "IOC 위원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프로골퍼를 향한 도전은 계속하겠다"면서 "가능하다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도 도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