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WMD 위협 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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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셀리그 해리슨이 "미국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해리슨(워싱턴 국제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이 다음달 발간될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해리슨은 "부시 정부가 이라크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해 대량살상무기 정보를 과장했던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전략을 뒤집기 위해 사용한 평가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관련 물품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주장에 근거해 우라늄 농축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다고 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정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해리슨은 "이 같은 부정확한 정보에 기초한 논의는 결과적으로 (우라늄보다) 더 중요한 현안인 플루토늄 재처리 문제를 뒷전으로 밀어내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최근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8000개의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4~6개의 핵무기를 만들 만한 플루토늄을 확보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 동북아 특파원 시절인 1972년 미국 기자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났다. 해리슨은 한반도와 관련, '미국의 개입 철회' '한반도의 비핵 중립국화' 등을 주장해 왔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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