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신고내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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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번 재산 변동 신고 내역만 놓고 보면 여야 대선 주자들은 지난해 대부분 '밑지는 장사'를 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1억원 이상 늘고 다른 주자들은 줄거나 소폭 증가에 그쳤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류상으로만 감소했을 뿐이다.

李총재는 예금이 8천6백여만원이나 늘었다. 李총재측은 "공무원 퇴직연금과 국회의원 세비 중 쓰고 남은 부분이 쌓이고 있어서"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한화갑(韓和甲)고문도 1천6백여만원 늘었다. 韓고문측은 "후원회에서 모금한 돈으로 대부분의 경비를 충당해 별로 증감할 게 없었다"고 밝혔다. 韓고문은 특히 1997년 대선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사용했던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구입했다고 신고했는데, 아태재단에서 1천만원에 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고문은 2억4천여만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신고했다. 李고문측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자곡동에 집을 새로 짓는 데 4억여원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김근태 고문도 2억1천여만원 줄었다. 金고문측은 "金고문 명의로 돼 있던 후원금 통장을 지난해 후원회장 명의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영(鄭東泳)고문도 4천8백여만원 감소했다. 鄭고문 명의의 후원금 통장에 있던 돈을 지난 일년 새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박근혜(朴槿惠)의원은 약 2천만원의 예금이 줄었다고 신고했다. 朴의원측은 "일상 생활하는 데 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증감 후 재산 총액은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가 23억6천여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李총재(12억4천여만원)·朴의원(12억여원)·鄭고문(6억8천여만원)이 뒤를 이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김중권(金重權)고문과 유종근(柳鍾根)전북도지사 등은 현역 의원이 아니어서 이번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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