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후 亞 군비경쟁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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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9·11 테러 이후 급변한 국제 안보환경 속에서 아시아 각국이 치열한 군비경쟁에 나섬으로써 아시아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AFP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안보회의에 참석한 군사전략 전문가들은 아시아 각국이 9·11 테러 이후 저마다 경쟁적으로 무기체계를 개선하고 군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항공기를 납치해 건물에 충돌시킨 뉴욕과 워싱턴의 9·11 테러 여파로 안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불가피하게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동남아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오랜 적개심을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군 전략연구소의 스티븐 메츠 소장은 "아시아 지역은 향후 10년간 무기개발의 실험장이 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발제에 나선 드미트리 트레닌 모스크바 카네기센터 부소장은 "아시아 열강의 핵무기 보유는 '제2의 핵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고, "남아시아에 핵무기 보유 국가가 등장해 새로운 전략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레닌 부소장은 또 "여기에 중국 전략군 현대화라는 새로운 요인이 추가됐다"면서 "새로운 상황은 새로운 차원의 전략적 상호작용을 요구하고 있으며 핵무기 통제와 핵안전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수아 아이스부르 런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소장은 "아시아에서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간주되고 있다"고 말했다.

루오 런시 베이징(北京)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미사일방어(MD)체제를 구축하면 중국도 자체 시스템을 개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권하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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