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법의학자 첫 법정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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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윤태식(尹泰植)씨의 수지 金 살해사건 재판에 외국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주인공은 검찰측 증인으로 다음달 말 서울지방법원에 서게 되는 홍콩 법의학자 입치팡.

그는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라 국내 법정에 서는 첫 외국인이다. 우리나라는 홍콩·호주·미국·캐나다 등 9개국과 이 조약을 체결했다.

서울지검 외사부(부장검사 朴永烈)가 그를 증인으로 신청한 것은 尹씨측과 다투고 있는 살인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서다.

입치팡은 1987년 사건 발생 당시 홍콩 수사당국의 의뢰로 수지 金의 시체를 검시한 뒤 "金씨는 머리에 충격을 받고 실신한 뒤 베갯잇으로 얼굴이 가려진 채 여행가방용 끈에 목이 졸려 숨졌다"는 타살 의견을 냈었다.

그러나 尹씨는 "부부싸움 도중 아내가 넘어져 머리를 다쳐 숨졌고, 끈은 북한 간첩이 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나중에 감았던 것"이라며 공소시효(7년)가 지난 과실치사를 주장하고 있다.

조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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