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기억 함께하는 미술기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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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나의 서양미술 순례/서경식 지음/박이엽 옮김/창작과비평사/1만원

재일 한국인 2세인 서경식 도쿄 게이자이대 현대법학부 교수가 쓴 미술 기행 에세이. 한국에는 1992년 처음 번역된 후 12쇄까지 이어질 정도로 인기가 꾸준했으며 이번에 재출간됐다. 다비드·렘브란트·벨라스케스 등으로 이어지는 미술 기행은 감상 차원을 넘어 저자의 아픈 가족사와 고통스런 현실 인식이 함께 기록돼 있다. 서교수의 두 형(서승·서준식)은 한국에서 간첩 누명을 쓰고 71년부터 20여년간 수감돼 있었다. 구명 활동을 벌이던 중 누나와 함께 떠난 유럽 여행길에 맞닥뜨린 그림들에서 그는 역사와 사회 속에 상처입은 인간들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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