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주의 정상회담 오늘 개막 : '독창적 제3의 길' 모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에서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12개국 정치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22일부터 이틀간 '스톡홀름 진보주의 정상회담(SPS)'이 열린다.

회담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장 크레티앵 캐나다 총리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전세계의 진보적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해 지구촌의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도 초청받았으나 국내 사정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2000년 6월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개최됐던 좌파 정치지도자 회의의 후속행사다. 당초 2001년 9월 14~15일로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회의 직전에 발생한 미국의 9·11테러 사건으로 연기됐다.

회담은 1997년 클린턴 전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가 '진보적인 통치를 위한 국제네트워크'를 결성한 데서 유래했다.

서로 다른 정치환경 속에서도 진보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지도자들이 보편적 문제들을 보편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화의 기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그동안 이 네트워크는 블레어 총리가 집권하면서 표방한 '제3의 길'이라는 중도좌파적인 이념을 축으로 급격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풍조가 초래한 부정적인 결과를 되돌아보고 그 대안을 모색해왔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해 6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전문가회의의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국제사회를 진보적으로 이끌기 위한 '독창적인 제3의 길'을 집중적으로 모색하게 된다.

회담의 진행은 자유로운 토론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의제는 정해지지 않았다. 지구촌의 복지와 정의, 합리적인 고용정책, 공정한 의료관리제도 등 지난해 참가국들이 전문가회의에서 모범적 사례로 제안한 실제정책을 둘러싸고 활발한 의견개진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담은 통상적인 국제회의와 달리 특별성명이나 의정서를 발표할 계획이 아직은 없지만 다음달 22일 멕시코에서 개최될 국제개발재정회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9월께 열릴 '지구의 날' 정상회담을 겨냥해 공동 선언문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권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