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계 진통 대화 나누면 풀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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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69년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에 첫발을 디뎠던 에드워드 리드(59)미 위스콘신대 교수가 최근 아시아재단 한국지사 대표로 부임했다. 아시아재단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의 정치.사회 발전을 위해 설립된 미국의 대표적인 민간 지원단체다. 1년 예산이 930억원에 이른다.

리드 대표는 한국 현대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선출은 혁명적 변화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워싱턴은 아직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그는 "한국과 미국이 좀더 자주 만나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처방했다. 아시아재단이 최근 젊은 한국인 교수와 언론인 5명을 워싱턴에 보내 한반도 정책 담당자와 싱크탱크 전문가 면담을 주선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 따른 것이다. 아시아재단은 또 10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동북아에서의 미국 역할'이란 주제로 한.미 관계 세미나를 연다. 결국 한.미 양국은 지금 성숙한 관계로 진입하기 위해 진통을 겪고 있을 뿐이라는 얘기다.

91년부터 20여 차례 평양을 방문한 그는 북한 문제에도 남다른 관심을 표했다. 아시아재단은 그동안 해온 북한에 책 보내기 사업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추진하는 경제개혁이 장기적으로 북한의 개방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피력하기도 했다.

77년 경기도 평택 인근에서 모내기를 하면서 겪은 농촌체험을 토대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자신만의 한국요리 비법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는 입맛을 다시며 "라면에 된장과 온갖 양념을 넣고 끓이면 진짜 맛있는'수퍼(super)라면'이 된다"고 말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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