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중배 사장 거취 불확실 18일 낸 사표 반려… 노조와의 갈등 원인인 듯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김중배(金重培·사진) MBC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에 사표를 제출했으나 반려됐다. 김사장은 지난 18일 사표 제출 후 방문진 이사회가 열린 19일 출근하지 않았으나, 20일엔 회사에 나왔다.

그러나 김사장은 정례화한 간부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심려를 끼쳐 미안하다. 심사숙고 하겠다"는 말을 한 것 외에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BC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오는 25일 주총을 앞두고 김사장과 임원진을 집중 비판한 것이 부담이 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지난 15일 특보를 통해 "김사장은 도덕성이란 측면에선 모르겠지만 방송에 대한 전문성과 구성원의 신뢰도 면에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경영진을 전면적으로 물갈이하고 청사진을 제시할 수 없다면 스스로 용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같은 노조와의 갈등이 김사장의 사의 결심을 부추겼던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사장이 확실한 사퇴 의사가 있었다기보다는 연임을 연두에 둔 계산된 행동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시민 운동가 전력과 평소 소신을 감안하면 그런 해석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방문진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어 후임 사장을 결정한다. 현재로선 김사장의 유임 가능성도 없지 않다. MBC의 한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후임 사장 후보군이 전혀 떠오르지 않고 있다"며 "김사장이 연임하는 것 외에 현재로선 특별한 대안이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김사장의 불확실한 거취로 인해 이사회가 연기될 수도 있다.

김사장은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 대표를 지내다 노성대(成大)전임 사장의 후임으로 지난해 2월 사장에 선임됐다. 임기는 오는 24일까지이다.

한편 SBS도 다음달 8일 주주 총회를 열어 송도균 현 사장에 대한 이사 재신임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로선 송사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