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파워 키워 광속구로 정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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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아코스타의 강인함과 허샤이저의 예리함이 에이스로서의 열쇠다."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에 마련된 레인저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을 마친 뒤 오스카 아코스타 투수코치와 약 1시간 넘게 이야기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를 내셔널리그 팀 탈삼진 1위로 이끈 명 조련사 아코스타 코치가 올해 팀 투수진의 리더 박찬호에게 강조한 것은 '파워(힘)'.

아코스타 코치는 박찬호에게 "놀런 라이언은 등판하는 날에도 경기가 끝난 뒤 1시간씩 자전거타기로 하체를 강화했다.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파워를 길러 힘으로 타자들과 승부하라"고 조언했다.

박찬호는 데뷔 시절부터 시속 1백55㎞가 넘는 불같은 강속구를 주무기로 하는 파워 피처였으나 이후 슬러브와 커브를 자주 구사하면서 지난해는 직구 스피드가 5㎞정도 떨어졌다.1백50㎞를 넘는 공이 경기당 10개가 채 안됐다.

아메리칸리그 타자들은 상·하위 타선의 구분이 별로 없어 타순의 밀집도에서 내셔널리그에 앞선다. 이들과 승부에서 유인구 위주의 '피해가기'는 결국 투구수의 증가와 체력소모를 부를 뿐이라는 것이 아코스타 코치의 논리다.

아코스타 코치는 "이틀 동안 가장 강조한 것은 체력이다. 고칠 것은 없다. 투구폼과 구위 모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 역사상 가장 훌륭한 포수(이반 로드리게스)를 만났다는 것은 행운이다. 정면에는 최고의 포수가 있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최고의 유격수(알렉스 로드리게스)가 있으며, 등뒤(중견수)에는 탁월한 칼 에버릿이, 우익수에는 명예의 전당이 예약된 후안 곤살레스가 있다. 더 이상 뭘 바라나"고 말했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부터 사형(師兄)으로 삼은 '두뇌피칭'의 대명사 오럴 허샤이저 단장 보좌역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과 게임을 풀어나가는 노련함을 본격적으로 전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이날 올시즌부터 배터리로 뛸 포수 로드리게스와 10분간 39개의 공을 가볍게 주고 받으며 첫 호흡을 맞췄다. 박찬호의 공을 받은 로드리게스는 "박찬호가 직구만 던졌는데 훌륭한 투수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트샬럿(플로리다주)=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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