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전용열차 '경복號'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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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0일 오후 한·미 정상이 도라산역을 방문할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새 대통령 전용열차 '경복호(景福號·사진)'를 이용한다.

대통령의 이동 집무실인 경복호는 지난해 만들어져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인다. 1969년에 제작된 기존의 전용열차가 내구 연한(20년)을 넘겼기 때문이다. 열차에 큰 복이 내리고 남북이 화해·협력의 길로 나아가길 기원하는 의미로 새 이름을 붙였다.

경복호의 최고 시속은 1백60㎞. 장거리 주행능력을 갖춰 남북한 철도가 연결되면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러시아까지도 운행할 수 있다.

대통령 경호실은 "설계에서 제작까지 순수 국내 기술진의 힘으로 2년여에 걸쳐 제작했다"고 밝혔다. 경복호 안에는 첨단 통신시설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수행원실·식당 등이 있다. 특히 차체를 특수방탄처리하고 전파차단 장치도 설치했다. 진동이나 소음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이며 공기 정화장치까지 갖췄다.

청와대측은 "남북 정상회담 등에 대비, 육로·공로에 더해 대통령의 철로 이동수단까지 확보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군부대 방문 등 다른 일정이 있어 별도의 이동수단으로 도라산역에 도착한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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