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에 돈 몰리고 환매는 줄어 기관 움직임 주목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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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4일 이후 15일까지 거래소 주식 6천3백1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6천9백72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하루 사면 이틀 파는 식으로 들쭉날쭉하는 모습이지만, 국내 기관들은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실제 기관은 종합주가지수가 무려 56포인트나 올랐던 지난 14일 2천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15일에는 1천4백14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 하락폭을 줄였다.

이에 따라 "이제 외국인보다는 기관을 따라 매매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왜 사들이나=투신사를 중심으로 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지난해 말 이후 주가가 조정받으면 매수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주가가 조정다운 조정을 거치지 않은 채 줄기차게 오르는 바람에 매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템플턴투신운용의 전용배 이사는 "14일 오후 동시호가와 시간외 거래에서 투신·증권사가 불과 40분 만에 1천9백억원어치를 사들일 정도로 기관은 요즘 마음이 급하다"고 전했다. 게다가 요즘 투신사와 자산운용사의 펀드에 자금이 서서히 들어오고 있고 환매 압력도 줄어들었다. 환매 압력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14일까지 16일(거래일 기준)동안 주식형 펀드(주식편입비율 60% 이상)의 설정액은 2천40억원가량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수익률이 좋았던 몇몇 투신사에는 자금 유입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템플턴투신이 1개월 전에 내놓은 템플턴그로스3호 수익증권의 경우 발매 1개월 만에 1천억원이 유입됐다.

◇어떤 종목이 좋은가=요즘 기관투자가들은 기업 실적을 우선시하는 정석투자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투자자문의 박종규 사장은 "자금이 들어오면 기관은 우선적으로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전자 등 대형우량주를 매수한다"며 "그런 뒤에는 실적에 비해 주가가 낮은 중소형주를 물색한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에셋 조재민 사장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밑돌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중소형주를 주요 매수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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