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신승남씨 작년 호텔회동 이범관 서울지검장이 주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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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형택(李亨澤)전 예금보험공사 전무와 신승남(愼承男)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9월 2일 골프 회동 이전에도 이범관(李範觀)서울지검장의 주선으로 수차례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이용호 게이트'를 수사 중인 차정일(車正一)특검팀은 9일 이형택씨가 지난해 5월 서울 메리어트호텔 중식당 등에서 愼전총장(당시 대검 차장)과 두차례 식사를 한 사실을 밝혀내고 만난 배경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이형택씨가 지난해 4월 김대웅(金大雄)당시 대검 중수부장과도 역시 이범관 지검장 주선으로 만나 점심을 함께 한 사실을 확인, 李씨가 검찰의 이용호씨 수사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검찰 간부들과 잇따라 접촉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고 있다.
이와 관련, 李지검장은 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고교 동기인 李씨와 업무 차원에서 愼전총장 등과 함께 세번 정도 만났다"고 시인했다. 그는 "그러나 보물사업이나 이용호(李容湖)씨 사건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李지검장은 지난해 愼전총장·이형택씨와의 식사회동에 대해 "예보에 파견된 검사 문제 등을 얘기한 자리였다"며 "그 후 愼전총장이 총장에 취임한 뒤 내가 골프약속을 잡아 이형택씨를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형택씨의 검찰간부 접근이 금감원과 검찰이 이용호씨에 대한 조사를 벌일 때(지난해 3~9월) 집중된 점에 주목, 이형택씨가 이용호씨 비호를 위해 李지검장을 이용했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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