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기독교 도시로" 시장 발언에 조계종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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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손안식.조계종 중앙신도회 부회장)는 8일 "'포항시를 성시(聖市)로 만들겠다'는 정장식(포항중앙교회 장로) 포항시장의 발언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며 정 시장의 공개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또 "'포항시 예산의 1%를 특정 종교활동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는 정 시장의 방침은 불법적 공금 유용사건에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정 시장은 "서울시를 하나님 도시로 봉헌하겠다"는 이명박 서울시장의 7월 발언에 앞서 포항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성시화운동세계대회(5월 29일~6월 2일)에서 대회 명예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신앙간증을 하며 포항을 기독교 도시로 만들겠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시장의 발언 이후 지난 11월 '시 예산 1%를 선교비에 쓰겠다'는 요지의 행사준비안 문건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졌다. 포항 지역에서는'정 시장 종교 편향에 대한 포항 불교대책위'가 구성돼 15일 범불교도 집회를 열겠다고 선언했고, 정 시장의 사과 시한을 9일 낮 12시까지로 정했다.

종교평화위원회 정순영 사무국장은 "최근 고위 공직자의 종교 편향 발언이 잇따르고 있어 사과 요구 등을 통해 종교갈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국장에 따르면 전태홍 목포시장은 지난 11월 26일 목포 KBS홀에서 열린 '2004 목포복음화 대성회'에서 "목포시가 하나님의 도성으로 발돋움하도록 기원해 달라"고 말했으며, 조규선 서산시장도 지난 7월 27일 시청 회의실에서 열린 지역기관장 모임에서 "서산의 복음화를 위해 기관장들이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을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고 말했다.

조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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