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이키'활주 위한 바인딩조정 불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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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Q.평소 앞발 24도, 뒷발 6도로 바인딩을 고정해 스노보드를 타왔습니다. 요즘 보드를 앞뒤 양 방향으로 타는 것을 연습하기 위해 바인딩 각도를 앞발 15도, 뒷발 15도로 바꿨습니다. 뒷발 앞쪽을 왼쪽으로 돌리면 좀 편할 것 같아서요. 그래도 평소와 반대 방향으로 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비결이 있을까요.

A.보드의 뒤쪽(테일)을 앞으로 삼아 보드를 타는 것을 훼이키라고 하지요.
질문하신 분의 경우 종전의 바인딩 각도가 훼이키를 위해서도 적합한 각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훼이키 라이딩을 고려해 뒷발의 앞쪽이 보드 뒤쪽에 가까워지도록 바인딩 각도를 조정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처럼 앞발과 뒷발을 각각 보드 앞쪽과 뒤쪽으로 벌려주는 자세를 덕(Duck)스타일이라고 하지요.
이 자세는 오래 전에 유행했던 스타일로, 턴보다는 점프 등 설면에서 펼치는 갖가지 묘기들을 위해 고안된 것입니다. 한때 보드 제작사들이 이 자세에 알맞은 보드를 생산하기도 했으나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췄습니다. 이 자세도 함께 사라졌습니다.
전체 활주를 1백%로 볼 때 훼이키 활주는 많아도 20%를 넘지 않습니다. 이 20% 때문에 바인딩 각도를 조절해 정상적 방향의 활주에 영향을 받는다면 훼이키 라이딩도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훼이키 활주를 위해 바인딩 각도를 조정하기보다는 원래의 스탠스를 유지한 채 훼이키를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보드를 다시 배운다는 각오로 기본적 동작을 충실히 적용해 연습하다 보면 원하는 수준까지 훼이키 활주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훼이키 활주를 '스위치 보딩'으로 잘못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위치(Switch)는 스케이트 보딩에서 유래한 단어로 보드가 미끄러지고 있는 상태에서 점프해 보드 위의 앞·뒷발을 서로 바꾸는 기술을 말합니다. 부츠가 고정돼 있는 스노 보드에서는 불가능한 기술이죠.

<드래이크 소속·ggamii@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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