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센'기관일수록 장애인 고용 꺼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정부기관의 82.1%가 법에 규정된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힘있는' 기관일수록 장애인 고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부가 7일 환경노동위원회 박양수(朴洋洙·민주당)의원에게 제출한 장애인 고용 현황(지난해 6월 30일 현재)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헌법기관·지방자치단체·교육청 등 전국 84개 정부기관 중 69개 기관이 장애인 2% 의무고용 조항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관의 장애인 평균 고용률은 1.51%였다.
대검찰청(0.2%)이 84곳 중 고용률 최하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 경찰청(0.23%·3위)·공정거래위원회(0.26%·4위)·사법부(0.56%·6위)·관세청(0.57%·7위)·국방부(0.66%·8위) 등 이른바 권력기관일수록 장애인 공무원 고용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통령비서실과 병무청의 경우 2000년 말에는 의무고용률이 각각 2.16%, 2.06%였으나 2001년 6월에는 1.80%, 1.83%로 되레 법적 기준 한도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는 16곳 중 3곳(서울·전남·제주)만이, 16개 교육청 중에는 단 한 곳(전남)만이 법을 준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공기업의 경우 69개 기관 중 18곳(26.1%)이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고 있었고, 의무고용률 또한 2.11%로 법정 한도인 2%를 넘어 대조를 이뤘다.
박신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